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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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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뚜껑 열어보니…박지원 호남 영향력 '흔들(?)'

광주·전남 뚜껑 열어보니…박지원 호남 영향력 '흔들(?)'

by 뉴시스 2012.05.24

【화순=뉴시스】안현주 기자 = 민주통합당 광주시당·전남도당 임시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가 열린 22일 오후 전남 화순군 화순읍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대회장에서 박지원(목포) 원내대표가 후보자 연설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ahj@newsis.com 2012-05-22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리는 법인가, 아니면 광주·전남 당심을 움직일 조직이 없었던 것인가.지난 22일 민주통합당 광주·전남지역 당 대표 경선 결과 '이-박 연대'를 이룬 이해찬 후보가 사실상 완패를 당하면서 호남의 좌장역을 자처해 온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역할론'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전남 화순군 화순읍 하니움 문화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전남도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 결과 강기정 후보가 488표로 1위, 김한길 후보가 437표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이-박 연대'를 통해 친노진영을 이끈 이해찬 후보는 371표로 3위에 그쳤다.

당초 광주·전남지역은 '노풍의 진원지'라는 상징성까지 겹쳐 '친노 진영'의 이해찬 후보가 대세론을 굳힐 것으로 예상했었다.

여기에는 호남정치의 좌장노릇을 하는 박지원 위원장의 이른바 '호남 영향력'이 발휘될 것이라는 예측도 깔려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의외였다. 이 후보는 광주·전남 전체 순위 3위. 더구나 전남에서는 김한길, 강기정, 추미애 후보에 이어 4위에 그쳤다.

특히 대의원수가 더 많은 전남 (584표)에서 지지도가 낮았다는 것은 이 후보에게 치명적이었다.

박 위원장의 지역구(목포)가 속한 전남에서 '이-박 연대'의 한쪽 파트너가 완패를 당한 것이다. 박 위원장의 역할론이 탄력을 받았다면 이 후보가 최소한 광주 출신의 강기정 후보에 이어 2위는 했어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그렇다면 박 위원장의 역할이나 영향력은 어디까지였나.

당초 '이-박 연대'의 취지는 이해찬의 친노진영과 박지원의 호남정치력이 손을 잡아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었다.

연말 대선구도를 안정적으로 이끌 당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의도였다.

하지만 광주·전남에서는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이-박 연대'에 대한 견제심리가 강하게 표출됐다. 일부에서는 친노그룹에 대한 옛 민주계의 뿌리깊은 불신이 작용한 것으로도 풀이했다.

그 견고한 틀에 박지원 역할론의 틈은 없었다.

이를 두고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이 얘기한대로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해찬 만들기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해석이 그 한가지다.

일부에서 비판하는 것처럼 '담합식의 역할론'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또다른 해석은 애초에 호남의 당심을 업을 만한 조직이나 기반이 취약했다는 시각이다.

친노진영 일각에서도 실제 박 위원장의 호남 지분이 당 대표 경선을 흔들만큼 크지는 않았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호남 정치력 복원'을 앞세운 지역 색깔의 대의원 표가 강기정 후보에게 몰린 것도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은 비대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경선에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결코 자신의 영향력이나 역할이 취약해서 빚어진 결과는 아니라는 뜻으로 비춰진다.

연일 당 대표 경선이 흥행을 기록하면서 한창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박 위원장의 위상이 이번 광주·전남 경선 이후 어떻게 변화될지 주목된다.

kykoo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