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문 앞에서 민주당이 '을(乙)을 위한 민주당 광주선언' 행사를 한 뒤 김한길 대표가 참배를 하고 있다. hgryu77@newsis.com 2013-05-16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9일 지명직 최고위원 3명에 대한 선정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지역안배 차원에서 호남지역 인사를 기용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선출직 최고위원 4명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지명직 최고위원 선정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할 경우 20일 오전 최고위 사전회의까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 안팎에선 호남 출신 인사를 지역안배 차원에서 지명해야한다는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당대표 경선과 최고위원 경선에서 호남에 근거를 둔 인사가 1명도 당선되지 못한 데 이어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호남출신 우윤근·김동철 의원이 서울 출신 전병헌 의원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전후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광주 현지를 다니며 독자세력화와 인재영입 계획을 설파한 것 역시 민주당으로선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통한 호남배려 방안을 둘러싸고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호남인사 지명에 찬성하는 한 인사는 "누가 원내대표가 될지 예측이 안 됐지만 결국 전병헌 의원으로 결정되지 않았냐. 그러므로 한 자리는 호남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인사도 "지역적인 안배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당내의 안팎의 시각"이라며 "호남의 좋은 분을 한분 영입해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적으로 임명하기보다는 원내외를 떠나 호남에서 신망을 얻는 분을 찾아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아직은 현역의원들 이름만 나오는데 현역으로만 한정짓지 말고 혁신적인 호남인물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안배에 우려를 드러내는 쪽의 논리도 나름 치밀하다.

한 당내 인사는 "호남 정치인이 당 지도부에 없어서 호남 민심이 이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운 사람들을 싸안지 못하고 파벌을 나누면서 우리당이 호남의 정신을 구현하지 못해서 민심이 이반된 것"이라며 "호남인사를 안배해야 한다는 것은 오히려 지역주의적 관점이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남을 배려해서 지도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말은 호남 정신을 얕잡아보는 것이자 호남지역 기득권을 가진 인사들의 생각"이라고 혹평했다.

또 다른 인사는 "호남에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그러면 안철수가 호남사람이냐. 호남이 안철수를 지지하는 게 민주당에 호남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한 뒤 "지역을 고려하기보다는 호남정신을 갖고 있는 명분 있는 분들을 지도부 일원으로 선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다른 인사도 "데코레이션 정도로 구색을 맞춰서 호남인사를 데려다 놓았다간 자칫 호남 가지고 장난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 "호남에 최고위원직을 배려하더라도 단지 호남만으로는 안 된다. 호남이 인정하는 사람을 지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고위원 지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김한길 대표가 어떤 묘수를 꺼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당내 인사는 "어찌 보면 이번 지명직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지지도를 높이고 믿을 수 있는 당을 만드는 데 활용할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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