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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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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vs 미래 투자" 전남지사-도의원 'F1 설전'

"빚더미 vs 미래 투자" 전남지사-도의원 'F1 설전'

by 뉴시스 2013.10.17

【무안=뉴시스】송창헌 기자 = "투자만 하고 부담만 주는 사업을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도의원) "F1은 먼 미래를 보고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추진된 사업 중 하나다."(도지사)

16일 전남도의회 제281회 2차 본회의 도정 질의에서는 최근 막을 내린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를 둘러싼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F1은 이제 그만하자'는 여론이 많은 데도 굳이 지속적으로 열려는 목적이 뭔지 밝혀 달라"

도정질의 첫 질의자로 나선 윤시석 의원(장성1·민주)은 작심한 듯 첫 질문부터 F1 조직위원장인 박준영 전남지사를 몰아부쳤다.

날선 질의는 이어졌다. "농도 전남의 현실에 맞는 사업을 해야지 언제까지 투자만 되고 부담만 주는 사업을 할 거냐" "당초 용역보고서에는 4년차 대회부터 흑자로 예상했는데 어찌된 거냐" "지사와 집행부 몇 명만 찬성하는 것 아니냐"

박 지사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취임 당시부터 '전남만이 할 수 있는 사업'을 고민하다 유치한 게 F1인데 민간 투자에 실패하는 등 예상밖의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변함없는 믿음은 먼 미래, 후대를 위한 투자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2조원이 투입돼 2000억원의 수익을 거둔 여수엑스포나 2000억원을 들여 400억원 조금 넘는 수익을 올린 순천박람회 모두 먼 미래를 위해 기반을 갖춘 것이고 F1도 그런 시각으로 보면 좋겠다"고 오랜 소신도 빠트리지 않았다.

"전면 재검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수도 없이 했다. 농업에 연간 1조5000억원이 투입되지만 과연 농업이 살아났느냐, 그렇지 않다면 농정을 포기해야 하느냐와 같은 문제"라고 반박했다.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인데도 국내 카메이커들은 왜 지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F1급 엔진 등 고급부품을 만들 능력이 없어서 투자를 기피하는 것으로 안다. F1 팀도 없다"고 설명했다. 화가 치민 윤 의원은 "그렇다면 응징하기 위해 도청 관용차량을 모두 외제차로 바꿀 의향은 있느냐"고 돌발질의까지 했고, 박 지사는 "그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막대한 F1 부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의원은 "F1 지방채가 2484억원으로 말 그대로 '이판사판'이고, 이율도 높다"고 운을 뗀 뒤 "재정자립도가 16.3%에 불과함에도 대회 누적 적자 2000억원에 도 지방채 6700억원, 공사채 5600억원 등 부채가 1조원을 훌쩍 넘기고 있어 이대로 라면 일본 유바라시, 미국 디트로이트처럼 모라토리엄이 올 수도 있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6월 추경 때 예결위원장이 의원직을 걸면서까지 적자 마지노선을 150억원으로 정했음에도 예상 적자가 180억원대"라며 "이런 식으로라면 내년 대회 예산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4월 개최, 1년 휴식 등 중요한 정책 변화에 대해 의회와 사전 교감이 부족한 점을 들어 "의회를 무시한 것 아니냐"는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박 지사는 이에 "이자가 높은 것은 발행 당시 이율이 높았던 것이고 적자 규모를 미리 예단하고 무슨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년 개최 시기 등을 놓고 의회를 무시한 적은 없고 시기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게 의회와 무슨 상관이냐. 이해할 수 없다"고까지 맞받아쳤다.

30여 분 간의 설전이 끝난 뒤 윤 의원은 박 지사를 향해 "거창하고 화려한 퇴장보다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단상에서 내려갔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