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후폭풍 ①><르포>"혁신도시에 모든 걸 내줬는데" 불안한 주민들
<세종시 후폭풍 ①><르포>"혁신도시에 모든 걸 내줬는데" 불안한 주민들
by 배상현 맹대환 기자 2009.12.02
【나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세종시 수정 방침으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1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천면 석전리 1구 마을 앞에서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조성공사가 한창인 가운데(사진 위) 아직 마을을 떠나지 못한 주민들이 집 앞까지 밀려온 흙더미 바라보고 있다. 석전리 1구에는 30여 가구 중 8가구가 이주를 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관련기사 있음>【나주=뉴시스】배상현 맹대환 기자 = 정부가 세종시를 수정해 `교육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광주·전남지역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건설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정부의 눈치를 보며 공공기관들이 이전을 늦추면서 나주혁신도시가 주춤하고 있고 기업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기업도시 건설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민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 조성을 위해 입주기관 및 기업에 파격적인 산업용지공급과 취득·등록세 등 각종 세금의 감·면세라는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가 립서비스 수준이 아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책변화로 받아들여지는 세종시 수정에 따른 광주·전남지역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에 미치는 지역민의 우려와 파장, 그 대책 등을 짚어본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낸다더니 이제 우리는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합니까?"
세종시 수정 방침으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유탄을 맞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1일 오후 2시께 전남 나주시 금천면 석전리 1구 마을회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건설에 평생의 터전이었던 논밭을 내준 노인 8명이 말없이 회관 구들장을 지고 있었다.
"전에는 회관에 모이면 농사일 만으로도 할 말이 많았는데 이제는 서로 할 얘기가 없어요. 그저 죽지 않고 살아있구나 하고 서로 얼굴만 보고 있죠 뭐."
석전리 1구에는 3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었다. 지금은 토지가 모두 수용된 탓에 대부분 떠나고 아직 외부에 터를 잡지 못한 노인 8명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혁신도시에 삶의 터전을 내준 주민들은 800여가구에 달한다.
평화로웠던 마을 앞 평야는 거대한 중장비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4-5m 이상의 거대한 토성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제 그 토성은 논밭을 모두 뒤덮은 채 회관 앞까지 바짝 다가와 집까지 집어삼킬 태세다. 마을은 그야말로 토성에 밀려 '고립무원' 상태다.
스무살에 시집와 석전리에서 66년을 살아온 김애철 할머니(86)는 "나라가 한다는 일이기에 서럽지만 평생 일궈온 터전을 내준 것 아니냐"며 "요즘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혁신도시가 제대로 안된다고 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수남 할머니(84)는 "세종시 때문에 혁신도시가 지장을 받는다고 말들이 많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저버리듯이 하면 되겠느냐"고 쓴 입맛을 다셨다.
주민들의 보상문제에 앞장서 왔던 주민대책위 임하빈 대표(56)는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민의 동의하에 이뤄진 것이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루 아침에 정책을 뒤바꾸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고 비난했다.
또 임 대표는 "나주 혁신도시 이전 기업 중 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는 하지만 관련 기업들이 내려오지 않을 경우 빈 껍데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과 가까운 세종시를 두고 어느 기업이 혜택도 별로 없는 지방에 내려오겠느냐"고 우려했다.
나주 공동혁신도시 주민보상대책위원회는 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 혁신도시 생계주민대책위와 연합해 투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2007년 11월 착공돼 2012년까지 나주 금천.산포면 일대 731만6000㎡에 총사업비 1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는 2012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17개 이전 기관 중 농수산물유통공사만이 유일하게 부지를 매입해 부지공급 협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한전의 경우 부지매입을 번번히 연기한 데다 최근에는 사옥부지 축소까지 검토하고 나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나주시 혁신도시지원단 김복수 팀장은 "한전이 부지매입에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는 물론 여당과 야당에도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세종시 수정안 확정으로 혁신도시 조성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석전리 1구의 모습은 위태로운 혁신도시와 닮아 있었다. 슬레이트 지붕 곳곳이 뜯겨 나가고 파헤쳐진 마당에는 주인 잃은 장롱들이 널부러져 있어 황량함이 더했다.
마을 한 가운데 담벼락에 새겨진 '밴드 출장전문, 노래방 앰프 대여'만이 그 옛날의 영화를 기억하고 있었다.
<관련사진 있음>
praxis@newsis.com
mdhnews@newsis.com
정부가 세종시 조성을 위해 입주기관 및 기업에 파격적인 산업용지공급과 취득·등록세 등 각종 세금의 감·면세라는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가 립서비스 수준이 아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의 근간을 뒤흔드는 정책변화로 받아들여지는 세종시 수정에 따른 광주·전남지역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에 미치는 지역민의 우려와 파장, 그 대책 등을 짚어본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낸다더니 이제 우리는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합니까?"
세종시 수정 방침으로 정국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유탄을 맞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혁신도시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1일 오후 2시께 전남 나주시 금천면 석전리 1구 마을회관.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건설에 평생의 터전이었던 논밭을 내준 노인 8명이 말없이 회관 구들장을 지고 있었다.
"전에는 회관에 모이면 농사일 만으로도 할 말이 많았는데 이제는 서로 할 얘기가 없어요. 그저 죽지 않고 살아있구나 하고 서로 얼굴만 보고 있죠 뭐."
석전리 1구에는 3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었다. 지금은 토지가 모두 수용된 탓에 대부분 떠나고 아직 외부에 터를 잡지 못한 노인 8명만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혁신도시에 삶의 터전을 내준 주민들은 800여가구에 달한다.
평화로웠던 마을 앞 평야는 거대한 중장비들이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4-5m 이상의 거대한 토성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제 그 토성은 논밭을 모두 뒤덮은 채 회관 앞까지 바짝 다가와 집까지 집어삼킬 태세다. 마을은 그야말로 토성에 밀려 '고립무원' 상태다.
스무살에 시집와 석전리에서 66년을 살아온 김애철 할머니(86)는 "나라가 한다는 일이기에 서럽지만 평생 일궈온 터전을 내준 것 아니냐"며 "요즘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혁신도시가 제대로 안된다고 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최수남 할머니(84)는 "세종시 때문에 혁신도시가 지장을 받는다고 말들이 많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저버리듯이 하면 되겠느냐"고 쓴 입맛을 다셨다.
주민들의 보상문제에 앞장서 왔던 주민대책위 임하빈 대표(56)는 "혁신도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민의 동의하에 이뤄진 것이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루 아침에 정책을 뒤바꾸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고 비난했다.
또 임 대표는 "나주 혁신도시 이전 기업 중 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는 하지만 관련 기업들이 내려오지 않을 경우 빈 껍데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과 가까운 세종시를 두고 어느 기업이 혜택도 별로 없는 지방에 내려오겠느냐"고 우려했다.
나주 공동혁신도시 주민보상대책위원회는 세종시 원안 추진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 혁신도시 생계주민대책위와 연합해 투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2007년 11월 착공돼 2012년까지 나주 금천.산포면 일대 731만6000㎡에 총사업비 1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는 2012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17개 이전 기관 중 농수산물유통공사만이 유일하게 부지를 매입해 부지공급 협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특히 한전의 경우 부지매입을 번번히 연기한 데다 최근에는 사옥부지 축소까지 검토하고 나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나주시 혁신도시지원단 김복수 팀장은 "한전이 부지매입에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정부는 물론 여당과 야당에도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세종시 수정안 확정으로 혁신도시 조성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석전리 1구의 모습은 위태로운 혁신도시와 닮아 있었다. 슬레이트 지붕 곳곳이 뜯겨 나가고 파헤쳐진 마당에는 주인 잃은 장롱들이 널부러져 있어 황량함이 더했다.
마을 한 가운데 담벼락에 새겨진 '밴드 출장전문, 노래방 앰프 대여'만이 그 옛날의 영화를 기억하고 있었다.
<관련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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