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목포소식(경제)

목포소식(경제)

지방 주택시장에 봄은 언제 오나?

지방 주택시장에 봄은 언제 오나?

by 김형섭 기자 2010.02.08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지방 부동산 시장의 한파가 새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급격히 불어난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적체상태인데다 최근에도 '청약률 제로(0)' 단지가 속출하는 등 회복기미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과거 지방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건설사들도 올해 지방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이에 정부는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청약 1순위 요건을 6개월로 줄이고 청약가점제 적용여부를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방청약제도의 개선이 미분양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으며 양도세 한시감면 혜택 연장과 같은 추가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 미분양, 숫자는 줄었지만…

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기준 지방 미분양은 9만7630가구로 같은 해 3월말 13만7041가구를 기록한 이래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언뜻 보면 수치상으로 미분양이 29%(3만9411가구)나 감소해 지방 시장에도 경기회복의 훈풍이 불어온 듯하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방 분양시장의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에서 발생한 분양보증사고사업장은 20곳, 9986가구로 이 가운데 14개 사업장 7466가구는 계약자들에 대한 계약금 및 중도금 환급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환급보증이 실시된 7466가구는 작년 미분양 통계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주택보증이 환매조건부 미분양주택 매입사업으로 미분양 딱지를 떼어준 사업장도 지난해 전국 51개 사업장 1만22가구나 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한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도 최소 1300가구 이상이다.

분양실적 저조로 인한 분양 취소나 전세전환 사업장도 지방의 미분양 통계를 줄여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정확한 통계를 작성하는 곳이 없어 전체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지난해 5월 광주와 경남에서는 분양취소 물량이 5000가구 가량 발생, 전국적인 미분양 감소를 이끄는 '착시현상'을 낳기도 했다.

지방에서 발생한 미분양 감소 물량중 상당부분이 분양사고나 정부의 미분양 매입 사업에 의한 감소분인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도 "지방의 경우 주택시장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공급자체가 줄어든데다 실수요 외의 요인으로 감소한 미분양이 많다"며 "(지방 미분양 감소가) 의미를 둘 만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지방 분양 꺼려

이처럼 미분양이 많이 남아 있다 보니 건설업계도 부산과 같은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하고는 지방 공급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2009년 수도권의 공동주택 분양은 모두 15만4613가구로 전년(13만5077가구) 대비 14.5% 증가한 반면 지방에서 분양된 공동주택은 7만6012가구로 전년(12만57가구) 대비 36.7%나 감소했다.

인허가 기준의 작년 주택건설 실적 역시 수도권은 25만5158가구로 전년(19만7580가구) 대비 29.1% 늘었지만 지방은 전년(17만3705가구) 대비 27.1% 줄어든 12만6629가구에 그쳤다.

올해는 지방에서의 공급 감소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지방에서 분양이 실시됐거나 예정인 물량은 모두 5만3360가구로 지난해 분양물량에 비해 30% 가량 줄어들 예정이다.

그나마 올 들어 이미 분양이 실시된 단지들도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지방에서 청약접수를 실시한 16곳 중 ▲사천죽림 아리안1차 125가구 ▲대전신영 미소랑 110가구(국민주택 포함) ▲원주 청솔5·6차 819가구(분양전환) ▲칠곡 월드피아 429가구 ▲대구 성당동 두산위브 36가구(계약해지분) ▲구룡포 해뜨는마을 40가구(분양전환) 등 9곳 1559가구가 3순위까지 단 한 명의 청약자도 받지 못했다.

나머지 단지들도 별로 나을게 없었다. 원주 청솔7차(445가구)와 대구봉덕 효성백년가약(259가구)은 3순위까지 각각 1명, 2명씩의 접수를 받아 간신히 청약률 '제로'를 면했다.

사직 삼환나우빌(183가구)과 청주 성화2지구 C1블럭 호반베르디움도 3순위까지 각각 0.61대 1, 0.33대 1의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 미분양, 추가조치 있어야 해소"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CR리츠나 환매자금 등을 통한 지방 미분양 매입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국토부가 내놓은 지방 청약 1순위 자격 완화(24개월→6개월) 대책도 3순위 청약경쟁률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지역이 대부분이어서 지방 미분양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1순위 청약통장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기존 청약 당첨자들의 반발을 사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의 시장구조가 다르고 지방의 미분양주택 상황이 수도권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정부가 추가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주요한 주택구매세대인 20~49세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주택구매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는 현상이 지방에서는 더 심각하다"며 "정부가 수요 진작을 위해 양도세 감면 혜택을 연장해 주지 않으면 지방 미분양 해소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양도세 한시특례 연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두 달 연속 증가하긴 했지만 전체적 추이에서는 감소 추세에 있어 연장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출구전략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정부의 경제상황 인식과도 관련이 있다.

한편으로는 주택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물량을 과도하게 쏟아낸 건설사들이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건설사들이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지방에서 정확한 수요조사도 없이 일감을 늘려 미분양 적체가 빚어진 측면도 있다"며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가 훨씬 많은 지방 상황을 감안해 건설사들 스스로 신규 분양가를 낮추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phite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