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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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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파업 보류' 의미와 전망

금호타이어 '파업 보류' 의미와 전망

by 송창헌 기자 2010.03.17

【광주=뉴시스】안현주 기자 =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한 노동조합 간부가 쟁의행위 찬반투표소 인근을 서성이고 있다. ahj@newsis.com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금호타이어의 노동조합이 구조조정 시한을 2주 가량 남겨둔 긴박한 상황에서 지방노동위원회의 두 차례 조정마저 실패한 마당에 3일 연속 대의원 대회를 열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가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노조가 확대간부회의격인 대의원 대회를 사흘 연속 진행한 데는 오히려 "그만큼 절박해서"라는 것이 노조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회의는 강-온파간 첨예한 갈등 속에 37기 집행부가 들어선 이후 6번째 열리는 대의원 대회로, 현 집행부를 비롯, '민노회'와 '현장의 힘' 등 소위 강경파와 중도파인 '실천연대' 등 5개 계파 80여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노조의 단결 차원에서 투쟁기금을 1인당 30만원씩 걷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논쟁의 핵심, 즉 마라톤 회의의 쟁점은 과연 파업을 강행할 것인지, 아니면 파업은 보류하되, 공생을 위한 새로운 양보안을 제시할 것인지로 압축됐다.

노사간 1대 1 교섭을 벌여오던 전례와 달리 이번에는 생사의 선택권을 쥐고 있는 채권단이 떡 하니 버티고 있는데다 노사 협상이 극적 타결되더라도 협상결과나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으로부터 일종의 '숙제 검사'를 맡아야 하다 보니 사측의 분위기만 살필 여유로운 처지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마라톤 논의 끝에 노조는 일단 "18일 이후에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여부나 방식, 규모 등을 논의키로"고 결론지었다. 대신 7인의 교섭위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협상안을 서둘러 마련해 사측과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 파업 여부는 최소한 3∼4일, 길면 1주일 가량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 노조원은 "노노 갈등으로 시간을 축내고 있을 여유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새 양보안이든, 파업 강행이든 어떤 식으로든 결론은 나겠지만 우선은 노조 내부 진통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채권단의 채권조정안과 자구계획안 등이 담긴 양해각서(MOU) 체결 1차 시한이 이달 말로 못박혀 있고,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내달 1일, 1199명에 대한 정리해고가 내달 2일로 잡혀 있어 노조 내부에서 조차 "어떤 식으로든 서둘러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노사간 갈등의 핵심은 1차적으로 임금 부분. 기본급 삭감폭(노 10%, 사 20%)과 함께 상여금 반납액(노 100%, 사 200%)을 놓고 서로의 입장차가 확연하다. 노조 측이 협상 재개를 선언한만큼 어떤 식으로든 추가 양보안이 나올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찬반 투표가 과제지만, "공멸을 막기 위해 '억울한 희생'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사내 분위기가 확산돼 있어 통과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는 않는다.

사측이 제기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 신청의 경우도 노사 갈등의 쟁점이 단순히 인력 구조조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기본급과 상여금 삭감을 통한 노무비 경감과 조직슬림화를 이뤄보겠다는 것이어서 '구조조정 반대는 파업 대상이 아니다'는 판례에도 해당되지 않아 기각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결국 파업은 잠정 보류됐고, 가처분 소송 역시 기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문제 해결의 키(key)는 노조가 어떤 협상안을 제시하느냐, 또 사측이 유연한 태도를 견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금호타이어 한 관계자는 "노조측이 고임금 구조를 스스로 털고, 사측이 탄력적인 협상안을 제시할 경우 사안은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고 이같은 노력에 채권단도 긴급 자금 지원에 동의하는 수순으로 가는 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