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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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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 분리매각설 '솔솔'…4대 시나리오 관심

광주은행 분리매각설 '솔솔'…4대 시나리오 관심

by 송창헌 기자 2010.04.20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한국판 메가 뱅크' 탄생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인 광주은행의 분리매각 문제가 또다시 지역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호남의 간판 기업들이 줄줄이 흔들리면서 지역 정서를 감안한 정치적 판단도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19일 광주·전남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광주은행 매각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대략 4가지. ▲전북은행과의 합병 ▲시민주주 ▲기업 매각 ▲대형 은행으로의 합병 등이다.

우선 전북은행과의 합병의 경우 우리금융의 또 다른 계열사인 경남은행을 두고 순이익 2400억 원대의 부산은행과 또 하나의 거대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인수를 조심스레 저울질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전북은행이 10년 만에 389억 원 적자에서 529억 원 순익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며,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지역 금융기관의 바람직한 사례"로 꼽을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룬 점도 이 같은 주장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민주주론도 5년 만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5∼2006년 지역 상공인을 중심으로 인수추진위원회까지 구성되며 관심을 모았던 시나리오로, 최근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이병완 광주시장 후보(국민참여당)가 강력히 거론하면서 재차 수면 위로 오른 상태다.

'광주은행 되찾기 추진본부'를 구성해 광주시민 10만 명과 전남도민 5만 명, 시민주주 15만 명, 전략적 투자자, 지역 기업 등을 재원으로 2500억 원을 마련해 광주은행 지분 51%를 인수한다는 것이 골자다.

기업 매각은 부산은행의 대주주가 자금동원력을 갖춘 롯데그룹인 것처럼 지역의 굵직한 기업이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고, 대형 은행으로의 합병은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러나 이들 시나리오 모두 하나의 가능성일 뿐 금융 당국에서는 "저마다 걸림돌이 있어 성사 여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일단 전북은행의 경우 자산 7조2300억 원에 직원 수 940명으로, 광주은행(17조3000억 원, 1480명)에 비해 턱없이 적은 데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보다도 자산 규모가 작아 자칫 '새우가 고래 삼킨 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형 저축은행과 손잡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시민주주 역시 2500억 원이 납입자본금을 기준으로 하고 있을 뿐, 시장 거래가로 형성된 1조5000억 원과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주주의 전횡을 막고, 부실 발생시 추가 자본을 마련하는 길이 쉽지 않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기업 매각 역시 간판기업들이 줄줄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 자금동원력이 큰 기업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지방은행은 산업자본이 지분 10% 이상을 보유할 수는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대형 은행과의 합병은 자회사 매각을 통해 체중 감량에 나서려는 매수인측 입장에서 보면 "메리트도 없고, 영업망도 겹쳐 사족(蛇足)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광주은행 한 관계자는 "여러 설들은 나돌지만 어느 하나 그리기 쉬운 그림은 없다"며 "금융 당국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6월 지방선거 이후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여러 시나리오가 있지만 여론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공청회나 세미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여론을 모으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며 "어려울 때 긴급 자금을 풀 수 있는 독립된 지방은행이 요구되는 만큼 정치적 판단도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한편 1968년 9월 자본금 1억5000만 원으로 창립된 광주은행은 2001년 3월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됐으며, 1999년 지방은행 최초로 인터넷 뱅킹을 실시했고 2008년 6월에는 800억 원을 유상증자하기도 했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