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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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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법정관리'…광주·전남 경제계 '시련의 계절'

'도미노 법정관리'…광주·전남 경제계 '시련의 계절'

by 송창헌 기자 2010.04.29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1, 2위에 이어 3위 업체마저…"

금융위기 여파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는 듯 하던 광주·전남 경제계가 간판기업들의 잇단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개시)로 외환위기 당시를 방불케하는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성장 동력인 건설, 주택산업이 뿌리 채 흔들리고, 국내 철강유통 선두주자가 백기를 들더니 이번엔 대표적인 알짜기업인 금광기업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역 경제에 전에 없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28일 광주·전남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퇴출 또는 워크아웃이 진행 중이거나 법정관리를 신청한 주요 업체만 10여 곳에 이른다.

금호산업을 비롯해 대주, 삼능, 한국건설 등 상징적 기업들이 줄줄이 자금난으로 흔들린 데 이어 터줏대감격인 남양건설(국내 도급 순위 35위)마저 지난 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최근 5년간 매출액이 1조 원에 이르는 국내 철강유통 부동의 1위인 새한철강이 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요청했다.

'붕괴 도미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날 오후에는 국내 도급 순위 46위, 광주·전남 건설업계 3위인 금광기업이 유동성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했다.

불과 1년 새 지역 발전의 버팀목이던 건설업계 1, 2, 3위가 줄줄이 벼랑 끝에 내몰린 셈이다. 지난해 광주 톱 건설사인 삼능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까지를 포함하면 광주·전남 대표주자 대부분이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덩치 큰 업체들이 줄줄이 휘청거리면서 중소업체나 협력업체로의 연쇄 위기도 현실화되고 있다.

올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광주·전남 업체는 모두 12곳. 지난해 신청업체 38곳을 합하면 금융위기 이후 무려 50개 향토기업이 자금난에 두 손을 들었고, 이 중 상당수는 퇴출이나 워크아웃, 법정관리에 관련된 업체들을 주요 파트너로 하고 있는 기업들이어서 연쇄 파산이나 도미노 부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협회 전남도회 김형묵 과장은 "전남 톱3 건설사가 채권단과 법원의 손에 넘어가는 등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발주처의 직불제 강화와 외상공사 자제 등과 함께 '발등의 불'인 하도급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남대 경제학부 정기화 교수는 "건설업 비중이 높고, 기업간 소통은 원활하지 않다 보니 위기가 한꺼번에 오는 경향이 짙다"며 "작금의 위기를 거울 삼아 장기적으로 지역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개별 기업들은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광주상의가 최근 지방 건설산업이 회생할 수 있도록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한시적 감면 등 4대 현안을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 국토해양부 장관, 각 정당 대표 등 관계기관에 건의해 수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