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인수戰 7파전 '우려 반 기대 반'
광주은행 인수戰 7파전 '우려 반 기대 반'
by 송창헌 기자 2010.11.29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10년만에 민영화되는 광주은행을 둘러싼 금융권 인수전(戰)이 당초 예상대로 복수경쟁 체제로 치러지게 됐다. 지역 자본과 중국계 은행을 포함해 경쟁 구도는 무려 7파전. 당초 예상보다 2배나 많다.
'지역 금융의 빛'을 표방하며 42년 전 탄생한 광주은행이 새 주인맞이에 나서면서 향토은행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와 '머니 게임'에 따른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7곳 LOI 접수..."내가 적임자"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입찰참가의향서(LOI)를 접수한 곳은 모두 7곳. 광주.전남 상공인들을 주축으로 한 광주은행 출자자협의회를 비롯해 전북은행, 중국 공상은행, 우리금융 컨소시엄 등이다. 나머지 3곳은 베일에 가려져 있으며, 사모펀드나 해외 자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광주 D운수 등 지역기업 대표 10여명으로 구성된 출자자협의회는 '광주은행의 향토은행화'를 기치로 2500억~3000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지역 연고 대기업과 금융자본, 외국 자본 등을 끌어 들여 최대 7500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북은행은 총자산 8조9000억원으로 덩치가 두 배(17조9000억원)나 큰 광주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사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 5곳과 지역 상공인이 컨소시엄 대상이며, 사모펀드(PEF)와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시가총액 303조원, 순이익 22조원의 세계 최대규모의 공상은행도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독자생존(통매각)을 추진중인 우리금융도 국내 기업과 연.기금,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당초 조달목표액을 웃도는 10조원의 투자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토은행으로의 회귀냐, 해외 자본에 넘겨지느냐, 우리금융 독자 생존과 운명을 같이할 것인지,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다.
매각은 다음달 10일 예비제안서 접수, 12월말 최종 입찰대상(Short List) 선정, 내년 1월 예비실사 및 최종 제안서(Final Bid) 접수, 3월 우선협상대상 선정, 상세실사 및 협상 진행, 상반기 중 계약 체결, 금융위원회 승인 순으로 진행된다.
▲통매각-입찰가-지역 여론 '3대 변수'
최대 변수는 과연 정부가 광주은행을 당초 예상대로 분리매각할 것인지, 아니면 통째로 매각할 것인지 여부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분리매각을 할 것인지, 아닌지는 올 연말이나 내년초 최종입찰 때 결판날 예정이어서 한달남짓 분리매각 작업은 계속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매각과 관련해 '우리사주조합을 주축으로 정부 지분 59.7%를 전량 인수하겠다'는 우리금융 컨소시엄의 움직임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인프라 투자 기피에다 천문학적 배당금만 빼가는 외국계 은행이나 공적 기능보다 수익성에 매몰돼 기업 대출보다 가계 대출에 치중하는 중국계 은행보다는 독자생존이 낫다"는 금융계 의견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광주은행은 정부에서 우리금융으로 주인만 바뀔 뿐 현재처럼 외부통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입찰가격도 변수다. 정부가 우리지주 조기민영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기여 등 3가지 원칙만 고수할 경우 결국 가격이 높은 곳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공산이 크다. 이른바 '머니게임'으로 번질 경우 막강한 자금동원력을 지닌 외국계 은행이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역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은행 출자자협의회는 "다른 지역이나 해외 자본에 매각된다면 향토은행으로서의 우월적 지위가 사라져 지금과 같은 순이익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40여년간 유지돼온 '광주은행 간판'이 내려질 경우 지역민의 상실감은 여.수신 거부운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올 정도다.
여기에 당초 예상을 깨고 7파전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확인되지 않은 2-3곳의 자본의 성격과 자금 동원력 등 실체도 광주은행 인수전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은행은 어떤 곳
8월말 현재 총자산 17조7000억 원에 영업점 136개, 직원 수는 1270명(정규직)에 이른다. 총여신은 10조9000억 원, 총수신은 11조7000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185억 원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2000년 -1405억원에서 2001년 663억원으로 껑충 오른 뒤 2005년 1247억원, 2007년 1126억원, 2008년 103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금융위기 광풍이 몰아친 2009년에도 62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창립 42년만에 최고 당기순이익(757억원)을 거두면서 어닝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달성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62,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72, 총자산 이익률은 1.03, 자기자본이익률은 16.63%를 각각 기록중이다.
goodchang@newsis.com
'지역 금융의 빛'을 표방하며 42년 전 탄생한 광주은행이 새 주인맞이에 나서면서 향토은행 민영화에 대한 기대감와 '머니 게임'에 따른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7곳 LOI 접수..."내가 적임자"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입찰참가의향서(LOI)를 접수한 곳은 모두 7곳. 광주.전남 상공인들을 주축으로 한 광주은행 출자자협의회를 비롯해 전북은행, 중국 공상은행, 우리금융 컨소시엄 등이다. 나머지 3곳은 베일에 가려져 있으며, 사모펀드나 해외 자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광주 D운수 등 지역기업 대표 10여명으로 구성된 출자자협의회는 '광주은행의 향토은행화'를 기치로 2500억~3000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지역 연고 대기업과 금융자본, 외국 자본 등을 끌어 들여 최대 7500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북은행은 총자산 8조9000억원으로 덩치가 두 배(17조9000억원)나 큰 광주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사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 5곳과 지역 상공인이 컨소시엄 대상이며, 사모펀드(PEF)와 손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시가총액 303조원, 순이익 22조원의 세계 최대규모의 공상은행도 막대한 자금력을 무기로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독자생존(통매각)을 추진중인 우리금융도 국내 기업과 연.기금, 해외 투자자를 중심으로 당초 조달목표액을 웃도는 10조원의 투자약속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토은행으로의 회귀냐, 해외 자본에 넘겨지느냐, 우리금융 독자 생존과 운명을 같이할 것인지,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다.
매각은 다음달 10일 예비제안서 접수, 12월말 최종 입찰대상(Short List) 선정, 내년 1월 예비실사 및 최종 제안서(Final Bid) 접수, 3월 우선협상대상 선정, 상세실사 및 협상 진행, 상반기 중 계약 체결, 금융위원회 승인 순으로 진행된다.
▲통매각-입찰가-지역 여론 '3대 변수'
최대 변수는 과연 정부가 광주은행을 당초 예상대로 분리매각할 것인지, 아니면 통째로 매각할 것인지 여부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분리매각을 할 것인지, 아닌지는 올 연말이나 내년초 최종입찰 때 결판날 예정이어서 한달남짓 분리매각 작업은 계속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매각과 관련해 '우리사주조합을 주축으로 정부 지분 59.7%를 전량 인수하겠다'는 우리금융 컨소시엄의 움직임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인프라 투자 기피에다 천문학적 배당금만 빼가는 외국계 은행이나 공적 기능보다 수익성에 매몰돼 기업 대출보다 가계 대출에 치중하는 중국계 은행보다는 독자생존이 낫다"는 금융계 의견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광주은행은 정부에서 우리금융으로 주인만 바뀔 뿐 현재처럼 외부통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입찰가격도 변수다. 정부가 우리지주 조기민영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기여 등 3가지 원칙만 고수할 경우 결국 가격이 높은 곳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공산이 크다. 이른바 '머니게임'으로 번질 경우 막강한 자금동원력을 지닌 외국계 은행이 주도권을 쥘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역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은행 출자자협의회는 "다른 지역이나 해외 자본에 매각된다면 향토은행으로서의 우월적 지위가 사라져 지금과 같은 순이익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40여년간 유지돼온 '광주은행 간판'이 내려질 경우 지역민의 상실감은 여.수신 거부운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올 정도다.
여기에 당초 예상을 깨고 7파전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확인되지 않은 2-3곳의 자본의 성격과 자금 동원력 등 실체도 광주은행 인수전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은행은 어떤 곳
8월말 현재 총자산 17조7000억 원에 영업점 136개, 직원 수는 1270명(정규직)에 이른다. 총여신은 10조9000억 원, 총수신은 11조7000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185억 원을 배당했다.
당기순이익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2000년 -1405억원에서 2001년 663억원으로 껑충 오른 뒤 2005년 1247억원, 2007년 1126억원, 2008년 103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금융위기 광풍이 몰아친 2009년에도 620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창립 42년만에 최고 당기순이익(757억원)을 거두면서 어닝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를 달성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3.62,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72, 총자산 이익률은 1.03, 자기자본이익률은 16.63%를 각각 기록중이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