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ㆍ강연을 녹음, 그대로 따라할 경우 저작권 침해
학교나 학원 등에서의 강의ㆍ강연은 저작권법상 어문저작물로써 이를 허락 없이 녹음하거나 그대로 따라할 경우 저작권 침해가 성립될 수 있다. 2007년 학원가에 만연한 강의 베끼기 행위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적용한 사건이 있었다. 법원은 종로의 유명 어학원 인기강좌 TSE(Test of Spoken English)라는 말하기 강좌를 몰래 수강한 뒤 이와 유사한 강좌를 개설해 운영한 다른 어학원의 강사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인정하였다. 이 어학원은 강의에서 주요 예시문은 물론 심지어 미국 생활을 예로 들며 전하는 농담까지도 그대로 따라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주의할 점은 교재를 베끼는 것과 강의를 베끼는 것은 각각 별개로 취급해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2010년 베낀책으로 수업을 했더라도 강의 내용 자체가 다르다면 저작권 침해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도 있다.
저작권법, 어문저작물의 '창작성'을 중시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조정신청 사건 중 많은 수가 소설이나 강연, 논문, 잡지, 패러디, 가사 변형 등 어문저작물에 관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타인의 어문저작물을 이용할 경우, 혹은 나 자신이 새로운 저작물을 창작할 경우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할까?
저작권법 제 4조는 소설ㆍ시ㆍ논문ㆍ강연ㆍ연설ㆍ각본 등을 어문저작물의 예로 들고 있으며, 저작권법 제2조는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어문저작물에 있어서 대부분의 경우 직접 작성하였다면 창작성이 인정될 여지가 크다.
따라서 저작권 침해는 사안마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대단히 어려운 작업으로 그 결과를 예단하기가 상당히 어렵다(예외적으로 우연의 일치 즉, 남의 저작물을 본 사실이 없고 우연히 같다면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시나 소설과 같은 어문저작물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일은 다른 작물에 비해서 더욱 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급적 직접 작성하는 것이 최선이고 부득이하게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경우에는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이용 시 출처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보국 기자[ mokpo123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