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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소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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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외자원개발 지지부진…경제성 등 '발목'

전남 해외자원개발 지지부진…경제성 등 '발목'

by 뉴시스 2013.09.23

5개국에 해수면·농경지·산림 127만㏊ MOU
국내 기업 44곳에 러브콜 불구 투자는 全無

【무안=뉴시스】송창헌 기자 = 전남도가 미래 식량위기와 에너지 자원난 등에 대비해 수년 전부터 추진 중에 있는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가 낮은 경제성과 묻지마식 추진에 발목이 잡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원 부국 몽골에 개발의 손짓을 보내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사회인프라와 공산주의식 잔존의식을 감안해 보다 신중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에 첫 시동을 건 지난 2009년 이후 자원개발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역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이주를 비롯, 필리핀 보올주, 러시아 연해주, 베트남 닥농성, 캄보디아 캄퐁스푸 등 모두 5곳에 이른다.

인도네시아는 해조류 바이오매스와 농산물, 목재펠릿, 필리핀은 해조류 바이오매스, 러시아는 농산물, 베트남은 카사바와 옥수수, 캄보디아는 카사바와 열대과일이 주된 타깃이다.

개발면적은 해수면과 농경지, 산림을 모두 합칠 경우 최대 127만9000㏊, 무려 127억9000만㎡로 방대하다. 전남도 전체 면적(122만㏊) 보다도 넓다.

하지만 30개월의 연구 끝에 현지적응이 가능한 해조류 양식기술을 개발한 술라웨이주 바이오매스 프로젝트를 빼고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B사, D기업, H개발 등 해외 자원개발에 관심있는 국내 44개 기업과 제약회사, 연구기관에 러브콜을 보냈으나 아직까지 참여나 투자를 확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특히 대기업들에는 "현지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며 투자를 유인하고 있지만 성과는 전무하다시피하다.

D기업 관계자는 "무상사용 취지는 좋지만 물류비, 인건비 등을 감안해 볼 때 경제성이 매우 낮다"며 "일단 손을 대면 수백억, 많게는 수천억원이 들 수 있어 선뜻 투자 의지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실패도 잇따르고 있다. 도는 2009년 ㈜전남사료를 통해 필리핀 농지 9만㏊를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현지 여건과 채산성 문제로 철수한 바 있다.

베트남 옥수수 농장사업은 실태조사 결과 ㏊당 수확량이 5000t에 불과해 수익 창출을 위한 최소 기준치인 2만t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일부 부지는 현지 주민들이 불법 점유한 상태여서 환수 과정에서 마찰도 우려되고 있다.

카사바 농장도 해발 400m의 고지대여서 대규모 재배가 어렵고, 관수시설 부족과 잦은 도난사건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니켈, 철광 확보를 목표로 한 술라웨이주 광물개발사업과 팜 농장사업도 낮은 경제성과 민간자본 투자기피로 물거품이 된 지 오래다. 러시아 연해주는 MOU면적이 10만㏊에 이르지만 농작물 재배가 어려운 동토(凍土)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광물매장량 기준 세계 10위의 자원부국인 몽골에 대해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이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몽골 자원개발은 2007년부터 불 붙기 시작했지만 부족한 사회인프라와 공산주의 잔존의식이 부정적 영향을 미쳐 코스닥 상장업체인 H사를 비롯해 G, N, 또다른 H사 등이 상장폐지됐거나 상폐 수순을 밟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럼에도 전남도가 전담부서 조차 없이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리스크를 높이는 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해외 자원개발은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문제로, 도 입장에서는 해외 정부나 지자체와 국내 기업 또는 농수산법인, 개별 투자자를 이어주는 일종의 연결고리"라며 "실질 투자가 실현될 수 있도록 MOU 부지 현황 설명회와 관심기업 현지 시찰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goodch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