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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식(맛있는 제주)

제주소식(맛있는 제주)

신선한 해산물과 남도의 손맛이 만난 식도락의 성지,‘추자도 맛 기행’

신선한 해산물과 남도의 손맛이 만난 식도락의 성지,‘추자도 맛 기행’

by 제주교차로 2011.05.30

제주에서 뱃길로 4시간여 떨어진 추자도는 가히 맛의 고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온갖 산해진미들을 마음껏 맛 볼 수 있는 식도락의 성지다. 싱싱하다 못해 살아 있는 것처럼 펄떡이는 다양한 해산물에 남도만의 맛갈란 손맛이 담뿍 담겨 있어 평범한 음식 하나에도 탄성과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음식의 맛은 90%가 재료에서 나온다는 격언대로 청정바다의 기운을 잔뜩 머금은 해산물은 추자의 음식을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의 수준으로 탈바꿈 시킨다.
오직 추자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환상의 맛, 그 맛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 자연산 광어 · 삼치회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 횟감 광어는 추자도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생선이다. 특히 자연산 광어는 추자도의 거친 바다 속에서 와일드한 삶을 영위한 탓에 탱글탱글한 육질과 청아한 향을 품고 있는데 그 맛은 가히 바다의 보물 그 자체. 하지만 추자도에서 맛 본 생선회중 필자가 최고로 치는 것은 광어도 돔도 아닌 자연산 삼치다. 고추냉이나 초장에 찍어먹는 일반적인 회와 달리 된장으로 만든 막장에 찍어먹는 삼치회는 조금 과장하자면 마술 같은 맛으로 먹는 이를 사로잡는다.
○○○으면 ○○○을수록 등 푸른 생선 특유의 진한 기름과 고소한 육즙이 듬뿍 듬뿍 배어 나오고 그 부드러운 맛에 혼절할 때 쯤, 어느새 자취를 감춘 삼치회 뒤로 막장에서 느껴지는 풍부한 감칠맛만이 긴 여운으로 남아 입속을 맴돈다.
다금바리, 광어, 돌돔, 황돔 등 횟감 No.1 자리를 다투는 많은 생선들이 있지만 추자도에서는 단연 자연산 삼치가 왕이다.

▲ 추자도 참조기와 볼락 구이
굴비하면 영광을 가장 먼저 떠올리겠지만 추자도 역시 굴비로 유명한 곳이다. 이는 굴비의 재료가 되는 참조기의 품질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인데 특히 낚시 도중 방파제에 둘러앉아 먹는 참조기와 볼락구이는 가히 진미 중 진미다.
노랗게 여문 배를 자랑하며 살이 꽉 들어찬 참조기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진정한 생선구이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며 뱃속 가득 품고 있는 알은 감히 황금 천 냥을 줘도 바꾸지 않을 만큼 환상적인 맛을 자랑한다.
방파제에서 갓 낚아 올린 볼락 역시 일미라 할 수 있다. 보통 어른 손바닥 만한 크기의 고만고만한 사이즈지만 추자도의 멋들어진 풍광을 같이 음미해서 그런지 몰라도 감히 그 맛만은 참조기와 비교해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 자연산 우럭 조림
이제 자연산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지겹다. 그렇다, 추자도에서 맛보는 모든 해산물은 진짜배기 자연산이다.
어른 팔뚝만한 굵은 씨알의 자연산 우럭을 이용한 우럭조림은 그래서 더욱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간장과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낸 양념장과 우럭의 허연 속살이 환상의 맛을 연출하는 우럭조림은 밥 도둑계의 떠오르는 신성 마냥 밥통에 그득 들어있는 밥을 순식간에 거덜 내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일단 한 번 드셔보시면 필자의 설명이 절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횡간도산 가시두릅
추자도의 42개 섬 중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횡간도. 그리고 그 횡간도에서 채취한 자연산 가시두릅. 횡간도와 자연산이라는 두 타이틀만으로도 가시두릅의 가치와 맛은 이미 결정 난 것이나 다름없다.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가시두릅은 자연의 맑은 기운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 싱그러운 초록 빛깔을 자랑하며 붉은색 초장에 살짝 찍어 한입 베어 물면 두릅 특유의 쌉싸름함이 입 안 가득 퍼진다. 흡사 인스턴트 식품과 공해에 찌든 몸을 깨끗이 정화시켜주는 느낌이랄까? 여하튼 긴 설명 필요 없고 횡간도에서 채취한 자연산 두릅은 말 그대로 진짜배기다.

▲ 따개비 된장국
삼치회와 우럭조림도 그렇고 추자도에서는 섬이라는 특성상 당연히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이 많은데 마지막으로 소개할 따개비 된장국 역시 그 중 하나다. 여기서 말하는 따개비란 바닷가 바위에 자생하는 삿갓 모양의 조개류로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물이다.
추자도에서는 이런 따개비를 이용해 된장국을 끓여 먹는데 그 맛이 가히 일품! 된장과 어울리지 않는 우리네 음식재료가 어디 있겠냐마는 제주의 그것과 달리 유독 튼실하게 살이 오른 추자도 따개비는 마치 오분자기를 먹는 듯한 식감과 해산물 특유의 독특하고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