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제주소식(맛있는 제주)

제주소식(맛있는 제주)

“면발이, 국물이 끝내줘요” 노조미

“면발이, 국물이 끝내줘요” 노조미

by 이연서 기자 2017.12.05

동절기 먹는 음식들 중 우동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아묻따(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않음)’ 메뉴이다. 따뜻한 국물에 통통한 면발, 시치미가 톡톡 토핑된 우동은 소박하지만 보기만 해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우동 한그릇’이라는 동화가 발간될만큼 ‘우동’에 대한 이미지는 누구에게나 위안을 주는 소울푸드로도 느껴진다.
오픈한지 한달 남짓 지났지만 입소문을 타고 성업 중인 연동의 신상 우동집 ‘노조미’는 음식의 정성은 물론 사람냄새가 가득하다.
흔히 우동을 먹을 때 한국인은 국물을 중요하게 여기고, 일본인은 면발을 중요시 여긴다고 말한다. 하지만 노조미의 우동들은 국물과 면발 어느 것 하나 뒤처지지 않을 만큼 하나의 정석을 보여준다.
연동의 노조미는 일본 전통 우동집의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데다가 어딘가 모르게 촌스러움이 묻어 있어 조금은 의구심을 가질 수 있지만, 음식이 제공되는 순간부터 비주얼의 정석을 선사한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바로 새우튀김우동이다.
바삭한 튀김 자체로도 맛있지만 국물에 살짝 적신 튀김과 그 튀김의 고소한 맛이 국물에 우러나와 더욱 더 감칠맛이 감돈다. 새우튀김우동은 천연조미료로 육수를 낸듯한 국물에 짜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나며 미역과 덴카츠가 국물의 풍미를 더욱 더 살려준다.
노조미의 우동의 특별함은 탱글탱글한 면발에서 나온다. 우동면은 족타 과정을 거친 후 24시간 숙성해 만들어지며 삶는 시간이 15분이 소요된다. 국물에 끓여낸 면발은 먹는 동안 단 한번도 끊어지지 않으며 탄력이 넘친다.
노조미의 대표 메뉴중의 하나인 붓가케우동은 국물 없이 간장을 부어 먹는 시원한 우동으로 탱탱한 면발의 극강을 느끼게 해준다. 반투명한 면발이 이미 탱탱함의 자태를 뽐내고, 역시 먹는 동안 단 한번도 끊어지지 않는다. 콧등을 칠 정도로 넘치는 면의 탄력은 먹는 재미를 살려준다.
쫄깃 탱탱한 우동 면발로도 먹는 재미가 넘치지만 붓가케우동에 부어 먹는 쯔유는 달콤한 간장과 생강향이 기분 좋게 감돈다. 우동에 들어간 튀김은 옷이 으스러지지 않고 단단하게 붙어 있어 오랫동안 두고 먹어도 원재료의 극대화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반죽부터 육수까지 모든 공정에 정성이 들어간다. 밀가루이지만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소화가 잘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면을 만드는 주인이 몸이 아팠던 자녀를 먹이기 위해 연구했던 공정을 거쳤기에 더욱 특별하다.
노조미의 명품우동은 핀크스호텔 주방의 창립멤버출신의 주방장이 만들어냈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핫한’ 우동집으로 등극 중이다.
노조미는 우동 전문점이지만 튀김을 맛봤다면 돈까스 역시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등심으로 맛을 냈지만 안심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매우 부드러운 고기는 숙성과 수타 과정을 거쳐낸 결과물이다. 돈까스는 저렴한 런치메뉴로 우동과 함께 맛볼 수 있다.
모든 메뉴들은 족타와 수타, 숙성 등 정성이 깃든 중간 과정을 거치지만 가격은 오히려 저렴하다. 마치 한땀 한땀 장인이 만들어낸 명품 메뉴를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여주인의 유쾌한 친절함이 맛과 함께 좋은 기운으로 남아 겨울철 자주 찾게 되는 단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우튀김우동 8,000원/텐붓가케우동 1만원/(런치스페셜)돈까스정식7,000원)
노조미 744-0730
제주시 국기로2길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