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돼지고기 ‘천국’이다.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흑돼지부터 일반 백돼지까지 대체적으로 질좋은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다. 삼겹살과 오겹살이 돼지고기 메뉴의 가장 대표격이 됐지만 기본적인 질과 맛을 보장한 제주에서 특수부위에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다양한 특수부위집이 있지만 가브리살로 유명한 연동의 ‘연정식당’을 소개한다.
가브리살은 고급지방인 등지방이 분포되어 있어 삼겹살보다 연하고 부드러우며 쫄깃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가브리살은 ‘뒤집어쓰다’라는 일본어 ‘가부루(かぶる)’에서 비롯된 말로 돼지 한 마리에 200g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아 매우 귀한 부위이다.

연정식당은 가브리살을 비롯한 돼지 오겹살 등을 취급하지만 귀한 ‘가브리살’이 이곳을 인기 식당으로 만들게 한 일등공신이다. 귀한 부위인 만큼 가브리살을 취급하는 식당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매우 신선한 고기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굉장히 큰 곳이다.
연정식당의 내부는 적지 않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이며 대체적으로 기름기가 많은 고기를 취급하는 곳이어서인지 바닥이 굉장히 미끄럽다.

2인 방문 시 2인분을 기본으로 주문하면 종업원은 청국장을 함께 권한다. 하지만 청국장을 원하지 않을 시 거절할 수 있다. 비록 청국장 1인분 주문이 어렵고, 2인 방문 시 고기와 함께 14,000원짜리 청국장을 주문하는 게 양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곳 청국장은 가브리살과 함께 곁들이기에 잘 어울리며 대표메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맛을 내고 있으니 함께 먹길 추천한다.

가브리살의 2인분(1인분 150g)은 결코 많은 양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귀한 부위’라는 것을 되새기며 질에 대한 기대를 해본다. 지방과 살코기가 적절하게 그라데이션 된 가브리살은 보기에도 매우 신선하다. 연정식당에서는 돼지고기 구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타식당에서 쓰는 숯 따위를 쓰지 않고 일반 가스불로 고기를 굽는데, 그만큼 고기 퀄리티 자체에 대한 자부심으로도 느껴진다. 고기맛을 불맛으로 가리지 않고 오로지 고유의 맛으로 승부를 던지는 곳이다. 종업원이 직접 구워주는데(때에 따라 다를 수 있음) ‘미디움’으로 완성시켜준다. 종업원이 구워준 고기는 매우 부드러우므로 겉바속촉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면 취향에 따라 굽기를 조절해보도록 하자.

연정식당에서는 고기와 함께 곁들일 수 있는 파김치와 특제소스가 고기의 맛을 더욱 살려주는데, 불판 위에 함께 올리는 특제소스는 멜젓보다는 양념의 향이 강하며(멜젓은 아니라고 함), 감칠맛이 넘쳐 청국장과 함께 밥에 비벼먹기를 권하기도 하지만 특제소스는 고기에 푹 찍었을 때 최고의 맛을 낸다. 멜젓처럼 짭쪼름한 특제소스는 고기를 끝도 없이 흡입하게 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짠 특제소스와 짠 청국장은 ‘짠짠’의 조합 그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상호명 : 연정식당
주 소 : 제주시 신광로10길 29 (연동 256)
전 화 : 064-747-3959
영업시간 : 09:00~21:00
메 뉴 : 가브리살 16,000원 오겹살 15,000원, 삼겹살 15,000원, 청국장 소 14,000원, 청국장 중 2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