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숙성회의 매력에 빠져보자.

올해 장마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름철이면 너무 좋아하는 싱싱한 해산물을 먹기가 조금 망설여지곤 하는데, 장마철에 눅눅한 날씨가 지속되면 그 망설임이 배가 되곤 한다. 그렇지만, 숙성회라면 왠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며 어느덧 맛 좋은 숙성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서고 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일도이동에 위치한 숙성회 전문점 ‘스시지상’이다. 몇 년 전 작은 공간으로 조용한 마을에 자리 잡은 ‘스시지상’은 제주도에서 오마카세로 유명한 스시호시카이에 계시던 분이 차린 곳이다.

오후 5시 30분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스시지상’은 공간이 넓지 않아 시간을 잘 맞춰서 가거나 예약을 하지 않으면 항상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소문이 났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고급스러운 스시를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기 위해 찾는다.

음식을 선택할 때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맛’이긴 하지만, 아무리 맛이 좋은 음식이라도 가격이 너무 지나치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법이다. 이에 이 식당은 이 두 가지 조건을 아주 적절하게 잘 맞춘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번에 최대 6팀~7팀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식당이지만, 문을 여는 시간부터 닫는 시간까지 항상 손님들이 북적대는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숙성회를 맛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메뉴에는 일반 회처럼 도톰하게 포를 떠서 먹는 ‘사시미모둠’과 포슬포슬하고 새콤한 밥 위에 가지런히 올라간 회를 함께 먹는 ‘스시코스’가 있다. 스시단품도 있는데, 단품은 스시만 나오고, 코스는 왕새우튀김우동이 함께 나온다. 이 외에도 연어머리구이, 돔머리구이, 시사모구이 등을 함께 주문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여름이라 맛볼 수 없지만, 겨울에만 판매하는 굴튀김이 아주 맛있다는 소문이 있다.

여러 메뉴를 먹어보기 위해 ‘사시미모둠’과 ‘스시코스’를 주문했다. 여러 테이블 중 바에 앉아서 횟감이 쑹덩쑹덩 썰리는 맛있는 소리를 들으며 기다릴 수 있었다. 초밥을 만드는 부드럽고도 빠른 손길, 횟감을 하나씩 아름답게 접시에 담는 모습까지 천천히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그 맛이 느껴지는 기분으로 보는 내내 침만 꼴깍! 삼키게 됐다.

드디어 기다리던 숙성회가 반질반질한 자태를 뽐내며 등장했다. 참치, 돔, 연어, 광어, 민어, 삼치 등 다양한 회가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나왔다. 모둠회는 매번 종류가 변경되는 것 같았다. 지난번에 방문했을 때와 종류가 조금 달랐다.

가지가지마다 식감도 다르고 맛도 다르지만, 항상 변함없이 맛이 좋은 숙성회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곳이다.

회를 하나씩 맛보다보면 나무로 된 접시 위에 가지런하게 줄을 선 스시가 나온다. 스시도 장어, 계란, 갈치, 참치, 연어, 광어, 민어, 삼치 등 여러 종류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나온 ‘왕새우튀김우동’ 단품으로 판매를 하는데, 다음엔 이 우동만 먹으러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인 맛이다. 바삭하고 부드러운 새우를 한 번 먹으면 꼬리가 나올 때까지 계속 먹게 된다. 새우를 한 번에 꿀꺽 한 뒤, 오동통한 우동 면발과 국물을 후루룩~ 먹으면 에어컨 냉기로 얼어버렸던 뱃속에 따뜻한 국물이 스며들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가득 담긴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구제주 삼성로에 위치한 스시지상을 살며시 추천해본다.

상호명 : 스시지상
주소 : 제주시 삼성로 129(일도2동 986-3)
전화 : 064-751-7778
영업시간 : 매일 17:30 – 24:00(매주 일요일 휴무)
메뉴 : 스시코스 25,000원, 스시단품 18,000원, 모듬 사시미 3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