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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식(맛있는 제주)

제주소식(맛있는 제주)

맛도, 가격도 착한 ‘코코분식’

맛도, 가격도 착한 ‘코코분식’

by 이연서 기자 2017.07.11

‘코코분식’은 ‘분식’이라는 이름 때문에 떡볶이나 라면 등의 메뉴를 떠올리기 쉽지만 비빔밥, 고사리육개장, 칼국수라는 의외의 메뉴가 분식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도남동에 위치한 코코분식은 이미 유명한 맛집으로 소문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줄을 설 각오를 해야 한다.
입소문을 탄 수많은 맛집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손님을 소화하기 위해 가격이 오르거나 맛이 변질되는 등 초심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코코분식은 여전히 착한 가격과 맛으로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과거에 멈춰 있는 듯한 코코분식의 외관에 조금 실망할 수 있지만 가격과 맛이 과거와 현재가 늘 한결같아 한끼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몸과 마음이 든든해진다.

착한 맛과 가격에 사람들도 착해지는 것일까. 8개 남짓한 테이블과 소박한 메뉴에 서빙을 담당하는 사람도 한명이라 줄을 서거나 합석을 해야 하지만 그 누구하나 인상을 찌푸리지 않는다.
모든 메뉴는 3,500원이며 비빔밥, 칼국수, 육개장 3가지의 단출한 메뉴로 이뤄져 있다.

비빔밥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익숙한 맛이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정감 있는 맛이기도 하다. 콩나물, 버섯, 당근, 상추가 무심한 듯 밥 위에 척척 올려져 있지만 재료들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고추장 맛도 살아있어 계란과 함께 슥슥 비벼 한 입 먹으면 마음이 행복해진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은 듯한 손칼국수의 면발은 굵고 그 굵기가 일정하지 않아 사람마다 식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표고버섯이 가득 들어간 칼국수는 버섯의 향이 건더기와 국물에서 진하게 풍긴다. 푹 삶은 면발이지만 굵은 면발이 끊어지지 않고 쫄깃하다. 굵은 칼국수 면발에 무생채를 가득 얹어 먹으면 어느새 배는 든든해진다.
모든 메뉴들이 보통 이상의 맛을 가지고 있지만 코코분식에서 가장 맛있는 메뉴는 바로 제주식 고사리육개장이 아닐까.

제주에서는 육지의 육개장과는 다르게 국물이 걸죽하며 돼지고기와 고사리 등의 건더기를 갈아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죽과 같은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질 좋은 재료를 넣은 듯 돼지고기의 잡내나 고사리의 쓴맛, 풋내 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3500원이라는 가격이 미안할 정도의 맛을 자랑하며 유명 식당의 고사리육개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코코분식은 하루가 다르게 고공 행진하는 물가에 대항하듯 뚝심 있게 저렴한 가격과 맛을 유지하며 한끼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곳이기에 착한 한끼를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코코분식 tel)751-1118
제주 제주시 도남로7길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