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이미지

제주소식(맛있는 제주)

제주소식(맛있는 제주)

정성으로 빚어낸 손맛 '면뽑는 선생 만두빚는 아내'

정성으로 빚어낸 손맛 '면뽑는 선생 만두빚는 아내'

by 이연서 기자 2017.11.14

한림 옹포리 작은 마을에 위치한 ‘면뽑는 선생 만두 빚는 아내’는 상호명부터가 장인정신을 연상케 하며 눈길을 끈다. 가내수공업을 떠올리게 하는 긴 상호명은 쉽사리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가공하지 않은 손맛을 떠올리게 하며 메뉴판을 손에 쥘 때까지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구옥을 개조해서 만든 식당은 정원을 지나 현관을 통과해 신발을 벗고 내부로 들어가기까지 마치 가정집에 초대받은 듯한 기분마저 들어 친근함이 느껴진다. 사전 정보 없이 방문했다면 입구부터 음식을 맛볼 때까지 이 식당은 정성이라는 하나의 컨셉으로 어우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친절한 여주인의 환대를 받으며 방으로 들어가면 마치 솜씨 좋은 ‘친구 엄마’가 해주는 정성스러운 음식이 하나씩 테이블에 놓여진다.
이런 과정은 맛에 대한 의심이 조금은 풀어지고 ‘호의’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이미 맛있다는 편견 아닌 편견에 물들고 만다.

면선생 만두아내의 대표메뉴는 바로 한우수육버섯만두전골이다. 상호명에서 일컫는대로 자신있게 가내수공업으로 내놓는 면과 만두를 한번에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우수육버섯만두전골을 주문하면 에피타이저로 고소한 흑임자죽이 제공된다. 흑임자죽은 메인 전골을 맛보기 전 허기를 채우고 몸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깔끔한 반찬들을 하나씩 맛볼 때 쯤 한우수육버섯만두전골이 등장한다. 이름에 모든 재료들이 다 쓰여 있어 쉽게 흔한 전골의 형태를 예상하겠지만 한우수육버섯만두전골은 독특한 디스플레이로 식욕을 자극한다.

익은 한우수육이 냄비 위에 가득 펼쳐져 표면을 채우고 그 아래에는 쇠고기 육수에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한 버섯과 배추 등이 한층을 담당한다. 그리고 가장 아래에는 손만두가 육수에 끓여진다. 고기와 야채로 만들어진 육수는 구수하면서도 깊지만 많이 짜지 않아 숟가락질을 부추긴다.
켜켜이 쌓인 냄비 속 내용물이 끓을 동안 이미 조리된 상태로 이불처럼 덮여 있는 양지 수육을 하나씩 건져 먹다 보면 끓는 육수에 익는 만두가 하나둘 씩 고개를 내민다. 보들보들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양지 수육을 맛보았다면 만두가 수준 이상일 것이라는 예상이 쉽게 가능하다.

육수에 한김 끓여진 만두에는 두부, 부추 등이 풍부하게 씹힌다. 쫄깃한 만두피는 쉽게 벗겨지지 않으면서 큼직한 입자들이 입 안에서 곱게 터져 직접 빚은 손만두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고기와 만두를 맛보았다면 면뽑는 선생이 뽑은 생면을 끓는 육수에 넣을 차례다. 보들보들한 생면은 오래 끓이면 푹 퍼지기 때문에 끓는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하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소면을 국물과 정신없이 떠먹다 보면 냄비는 바닥을 드러낸다.

한우수육버섯만두전골의 따끈한 국물이 맛있는 이유가 계절의 힘이 한몫 하는 부분도 있지만 한번 맛본 사람이라면 추운 겨울 따뜻한 음식을생각했을 때자동으로떠올려질 것이다.
(한우수육버섯만두전골(소)36,000원(중)50,000원(대)66,000원/손만둣국 10,000원/한우사골만둣국 12,000원)

면뽑는선생만두빚는아내 796-4562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한림상로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