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중앙시장에서 맛보는 별미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받은 다양한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온 몸의 땀구멍을 활짝 개방해주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그저 그림이 떡일 수밖에 없다.

매운 음식은 대부분 닭으로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뼈 있는 닭발은 뜯어 먹는 내내 입술도 따갑고 속도 따가워 잠깐의 희열을 느끼기엔 좋지만,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겐 다음날을 생각하면 조금 꺼려지는 음식이긴 하다.

그래도 그 쫄깃하고 맛 좋은 양념의 유혹은 쉽게 거부하기 힘들긴 하다. 그래서 오늘은 닭발을 너무 좋아하지만 너무 매워서 잘 먹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맵지 않지만 아주 맛있는 닭발볶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을 소개한다. 바로 모슬포중앙시장에 위치한 ‘환희분식’이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모슬포까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한 번 다녀오면 근처에 갈 때마다 생각나는 음식이 될지도 모를 정도로 강한 중독성이 있는 ‘닭발볶음’이다.

예전엔 떡볶이 안에 닭발을 함께 넣어 조리를 하고, 그 닭발 떡볶이 위에 튀김을 더해 일명 ‘모닥치기’로 판매를 했었는데, 지금은 닭발볶음과 떡볶이가 분리되었다. 아마 청양고추의 매운 맛을 전혀 견딜 수 없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결정인 듯하다.

오히려 떡볶이와 닭발이 분리된 것이 먹기도 더 편하다. 환희분식에 오면 떡볶이와 튀김 1인분, 닭발볶음 1인분 이렇게 같이 주문하는 것이 세트인 것처럼 당연시된다.

떡볶이와 튀김은 작은 양푼이에 튀김을 가득 넣고 그 위에 떡볶이가 뿌려져 나오는 모양이다. 오동통하게 터질 것 같은 김말이와 고추튀김, 그리고 떡볶이 국물과 찰떡궁합인 야채튀김까지 분식의 정석이다. 그리고 따뜻한 연기를 폴폴 날리며 등장한 닭발볶음은 가격에 비해 양이 너무 많게 느껴진다. 독특하게 함께 나오는 백김치에는 귤알갱이가 살짝 보인다. 시원한 백김치에 귤까지 들어가니 상큼함이 배가 된다. 매운 닭발에 비할 매운맛엔 따라가지도 못하지만 기본적으로 청양고추가 들어가게 되니 백김치를 함께 주시는 것 같다.

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먹기 시작한 닭발볶음,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양이다. 아주 오동통하니 살도 많고, 뼈를 발라 먹기도 아주 편리하다. 입에 넣으면 뼈들이 쏙쏙 빠져나와준다. 맵기도 딱 떡볶이 매운 맛 정도라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들도 거뜬히 먹을 수 있다. 나중에 다 먹은 뒤 나온 뼈의 양을 보니 시내에서 가끔 주문해서 먹는 15,000원 정도하는 닭발볶음과 닭발의 양은 비슷한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시내의 닭발볶음에는 면 사리나 달걀, 떡 등 부수적인 재료가 들어간다. 이곳 환희분식에서는 오로지 닭발만 5,000원에 즐길 수 있다.

여기에서도 우동 면 사리를 추가할 수도 있고, 그걸 다 먹고도 볶음밥을 해서 먹을 수도 있다. 이 사실을 닭발을 국물까지 싹 긁어 먹고 계산하는 순간에 알게 되어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으니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제주시에서 살면서 이 닭발볶음을 먹으러 굳이 모슬포까지 오진 않아도 되지만, 혹시 이쪽으로 올 일이 있다면 한 번 들려볼 것을 추천한다. 아마 닭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몇 팩씩 포장을 해서 가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올 때마다 5~10팩 씩 포장해 냉동을 해두고 먹기도 한다고 한다.

상호명 : 모슬포시장 환희분식
주 소 :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로 325(하모리 822-1)
영업시간 : 매일 11시 ~ 17시(매주 일요일 휴무)
전 화 : 064-794-6991
메 뉴 : 닭발볶음 5,000원, 떡볶이+튀김 5,000원 닭칼국수 6,000원, 보리비빔밥 6,000원